서울 숙박업 부동산 시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몰리고 있다. K컬처 확산과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숙박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신규 호텔 공급은 제한되면서 기존 건물을 활용한 숙박시설 개발과 밸류업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알스퀘어가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서울 숙박업 건물 거래액은 8657억원으로 집계됐다. 거래 건수는 전년 동기와 비슷했지만 거래액은 47% 증가했다. 종로구와 중구에서 각각 4건으로 거래가 가장 활발했고, 마포구가 3건으로 뒤를 이었다.

관광객 증가가 숙박자산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래객은 약 1890만명으로 2019년 기록을 넘어섰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1071만명이 한국을 찾으면서 연간 역대 최대치를 다시 경신할 가능성이 커졌다.

호텔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의 ‘2026 서울 호텔 마켓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호텔 객실 점유율은 79.2%, 객실당 매출(RevPAR)은 약 20만7000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RevPAR는 2019년보다 약 67% 증가했다.

반면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23년 이후 서울의 신규 호텔 공급은 연간 약 1000실 수준으로 팬데믹 이전의 4분의 1에 그친다. 높은 토지가격과 공사비, 금융비용 등이 신규 개발을 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 주택이나 상업용 건물을 매입해 숙박시설로 전환하는 방식이 새로운 투자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알스퀘어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에서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 등을 호스텔로 용도변경한 사례는 171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4배 증가했다.

대표적인 지역은 성수동이다. K패션과 K뷰티 팝업스토어 등이 몰리며 외국인 관광객의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지만 숙박시설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지난 6월 기준 성동구 숙박시설은 41개로 종로구 216개, 중구 369개 등에 비해 적었다.

실제 성수동에서는 용도변경과 리모델링을 통해 건물 가치를 높인 뒤 재매각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한 건물은 2023년 15억5000만원에 매입된 뒤 용도를 변경해 올해 5월 35억원대에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숙박업 건물은 지난해 19억원에 매입돼 약 1년간 용도변경과 인테리어를 거친 후 31억7000만원에 팔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신규 개발보다는 기존 건물의 리모델링과 리브랜딩을 통한 가치 상승 전략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숙박시설 전환은 건축·소방·주차·인허가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단순한 부동산 시세차익만을 기대하기보다는 입지와 사업성, 공사비, 운영수익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 호텔시장이 관광 회복을 넘어 구조적인 공급부족 국면에 진입하면서 숙박 부동산의 투자방식도 변하고 있다. 이제는 건물을 보유하는 것뿐 아니라 적합한 용도로 전환하고 상품성을 높이는 능력이 자산가치를 좌우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영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