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업간거래(B2B)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호텔TV 시장에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시작됐다. TCL 등 중국 업체들은 현지 유통망 확대와 시스템통합(SI) 분야 협력 확대, 독자 스마트TV 플랫폼 확장을 기반으로 유럽 등 선진 시장을 노리고 있다.
중국 TV 업체들은 이미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에서 삼성·LG전자와 동일선상까지 쫓아왔다. B2B 시장까지 중국이 잠식하면 한국이 설 자리는 없어진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TCL은 이달 초 글로벌 호스피탈리티(호텔·관광 등) 플랫폼 THN의 사우디아라비아 네트워크 플랫폼 ‘THN KSA’의 이해관계자 모임에 참여했다.
TCL은 호텔업체를 비롯해 현지 개발사, 운영사, 컨설턴트 등 현지 호스피탈리티 산업 현황을 공유했다. TCL은 현지 호텔 TV 서비스 경쟁력을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는 초대형 국가 프로젝트인 ‘비전 2030’ 전략의 하나로 대규모 관광·호스피탈리티 산업 육성을 삼고 있다.
TCL은 또 유럽 호텔TV 시장의 대표 파트너사인 유로디자인시스템즈와 협업을 맺고,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TV 제품 공급을 비롯해 전용 객실 엔터테인먼트, 디지털 사이니지, 스마트 객실 등의 솔루션 개발과 공급에 손을 잡는다.
호텔TV 사업은 단순 제품 공급 수주를 넘어 현지 유통망 협력, SI 시스템 결합 등이 망라된다. 호텔TV는 최근 개인화가 중요해지면서 체크인-체크카웃 등 객실관리시스템(PMS)과 연동해야 해 B2B IT 솔루션이 같이 구축된다. 넷플릭스·유튜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을 제공과 함께 구글 캐스트, 애플 에어플레이 연동도 이 일환이다.
여기에 독자 스마트TV 플랫폼도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삼성 TV플러스’, LG전자의 ‘웹OS’ 등이 이에 해당한다.
TCL은 현지 파트너십에 더해 독자 스마트TV 사업도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업체를 바싹 뒤쫓고 있다. TCL은 현재 구글, 로쿠, 넷플릭스 등과 협력 체계를 맺고 전 세계 110개 이상 지역에서 ‘TCL 채널’을 운영 중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플랫폼 누적 사용자 수는 5359만명을 돌파했다.
삼성의 경우 전 세계 3억대의 스마트TV에 탑재돼 있으며, 이 중 삼성TV플러스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는 1억명에 이른다. LG전자의 웹OS는 전 세계 2억7000만대에 깔려 있어 일단 중국 업체를 압도한다.
삼성·LG전자는 호텔TV 시장에서 가시적인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작년 호텔TV용 신제품을 선보였으며, 이는 구글의 무선공유 기술을 탑재해 로그인 과정 없이 QR코드를 스캔하는 방식으로 개인화를 지원한다. 또 호텔TV 전용 통합 매니지먼트 솔루션 ‘링크 클라우드’로 호텔 입장에서의 운영 편리성을 구축했다.
LG전자는 IHG 호텔앤리조트, 하얏트에 이어 최근 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차세대 스마트호텔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여기에는 클라우드 기반 객실 콘텐츠·서비스 통합 플랫폼 개발 등이 포함된다. 지난달엔 세계적인 휴양지인 남아프라카 모리셔스의 초고급 리조트에서도 대규모 호텔TV를 공급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호텔·숙박업 등 호스피탈리티 분야의 주문형비디오(VOD) 시장 규모는 2024년 532억달러에서 2030년 1760억달러에 이르는 등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VOD에는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등 OTT가 포함된다.
장우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