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특급호텔 입구가 밤마다 무분별하게 살포되는 '출장마사지' 홍보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자는 한국YMCA전국연맹 제48차 전국대회 현장 취재차 방문한 코모도호텔에서 2일 밤과 3일 밤, 호텔 정문 출입구 바닥에 명함 크기의 출장마사지 홍보물이 수십 장 흩어져 있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 호텔 출입객들이 반드시 지나야 하는 현관 매트와 출입문 주변 곳곳에 홍보물이 널려 있었지만 이를 치우는 직원이나 관리 인력은 보이지 않았다.
이 홍보물은 일반적인 마사지 업체 광고와는 다소 다른 형태였다. "저희 업소는 퇴폐영업을 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지만 정작 정상적인 업체라면 기재하는 상호나 사업장 주소, 약도는 없었고 휴대전화 번호만 표시돼 있었다.
'퇴폐영업 안 한다'는 문구가 오히려 의심 키워
전문가들은 이러한 형태의 광고가 오히려 소비자의 의심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한다.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마사지 업소라면 상호와 위치, 사업장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출장마사지 전단 상당수는 휴대전화 번호만 기재하거나 "건전 마사지"라는 문구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광고한다.
실제로 경찰은 그동안 '출장마사지'를 내세워 성매매를 알선하거나 이를 암시하는 조직을 여러 차례 적발해 왔다. 최근에도 성매매를 암시하는 출장마사지 불법 전단지를 살포한 배포책이 검거되는 등 유사 사례가 이어지고 있으며 과거에도 출장마사지 전단지를 이용한 성매매 알선 조직이 잇따라 적발된 바 있다.
물론 모든 출장마사지 업체가 불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합법적인 방문 마사지 서비스도 존재한다. 다만 상호와 사업장 정보 없이 휴대전화 번호만 기재한 광고는 소비자가 합법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고 성매매 알선 광고와 혼재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호텔은 왜 그대로 방치했나
이번에 확인된 장소는 부산을 대표하는 4성급 유명 관광호텔의 정문이다. 이 호텔은 국내외 관광객과 각종 행사 참가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인 만큼, 불법 광고물이 출입구에 장시간 방치되는 것은 시설 관리 측면에서도 아쉬움을 남긴다.
홍보물을 배포하는 행위 자체는 외부인이 몰래 이루는 경우가 많아 호텔이 이를 완전히 막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정문에 널린 광고물을 신속히 수거하거나 순찰을 강화하는 등 최소한의 관리 노력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제행사와 전국 규모의 회의가 열리는 호텔 입구에서 이러한 전단지가 방치될 경우 관광객들에게 부정적인 도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단속만으로는 한계…관리 주체의 책임도 필요
성매매를 암시하는 명함형 광고는 오랫동안 도심의 고질적인 불법 광고물로 지적돼 왔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가 단속을 벌여도 배포 조직은 심야 시간대를 이용해 짧은 시간 안에 대량으로 살포하고 있어 단속에는 한계가 있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경찰의 단속 강화와 함께 호텔, 상가, 건물 관리주체의 적극적인 관리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출입구에 불법 광고물이 장시간 방치되지 않도록 신속히 수거하고 반복적으로 살포되는 경우에는 경찰과 지자체에 신고하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것.
이번 한국NGO신문의 현장 확인은 단순히 지저분한 광고물의 문제가 아니라, 관광도시의 품격과 공공질서, 그리고 성매매를 암시하는 불법 광고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부산시를 비롯한 관계기관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이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