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냐짱에서 술에 취한 러시아인 관광객에게 오토바이를 빌려준 호텔 직원이 보행자 사망 사고의 책임을 물어 형사 수사를 받고 있다. 베트남 당국이 사고를 낸 운전자뿐 아니라 차량을 제공한 사람에게도 법적 책임을 묻기 시작하면서 관광지 오토바이 대여 관행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냐짱의 한 호텔에서 근무하는 51세 여성 직원 레 티 하이 아잉은 운전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차량을 제공한 혐의로 출국금지 조치됐으며, 베트남 형법 제264조에 따라 형사 수사를 받고 있다.
베트남 형법 제264조는 운전 자격이 없거나 음주 상태인 사람에게 차량을 제공해 중대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차량을 제공한 사람에게도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고는 지난 5월 4일 발생했다.
러시아 국적의 스몰리아코프(Smoliakov)는 호텔에서 빌린 오토바이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던 중 냐짱 해안도로인 쩐푸(Trần Phú) 거리에서 차량 통제력을 잃고 길을 건너던 70대 여성 보행자를 들이받았다. 피해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사고 직후 실시된 혈액 검사에서 스몰리아코프의 혈중알코올농도는 혈액 100㎖당 268.8㎎으로 측정됐으며, 경찰은 그를 체포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사 결과 호텔 직원 아잉은 스몰리아코프가 베트남에서 유효한 운전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오토바이를 대여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베트남에서는 외국인이 오토바이를 운전하려면 베트남에서 인정되는 운전면허를 소지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관광지에서는 이러한 확인 절차 없이 오토바이를 빌려주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오토바이를 대여하는 업체와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운전 자격 확인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관광객이 베트남에서 합법적으로 운전할 자격이 있는지, 현지 교통법규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를 확인한 뒤에만 차량을 인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음주 상태이거나 운전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차량을 제공해 중대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운전자뿐 아니라 차량을 제공한 대여업체나 관계자도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왕제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