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어는 예로부터 가을철 대표 생선으로 꼽힌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고소한 맛이 강해지는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수온이 낮아지면서 전어 몸에 지방이 오르고, 뼈째 썰어 먹는 세꼬시나 구이로 즐기는 손님이 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가을철 전어는 다른 계절보다 지방 함량이 높아져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게 역시 가을철 수요가 몰리는 품목이다. 산란을 마친 암게가 살이 차오르면서 찜과 탕, 간장게장 등으로 소비가 늘어난다. 수협중앙회 관계자에 따르면 서해안 포구를 중심으로 꽃게 위판량이 평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어획량은 해마다 변동이 있어 가격 흐름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를 보면 가을철에는 수산물 가격 변동 폭이 다른 계절보다 큰 편이다. 산지 위판량과 기상 상황에 따라 주 단위로 시세가 출렁이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꽃게는 태풍이나 저기압이 지나간 직후 출하량이 줄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경우가 많다"며 "반대로 날씨가 좋아 조업이 원활하면 보름 만에도 가격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전어 역시 어군 형성 상황에 따라 산지 가격이 하루 단위로 바뀌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서해안의 한 포구 식당가는 주말마다 외지 손님들로 붐빈다. 식당 주인들은 전어 손질에 손이 모자랄 정도라고 입을 모은다. 포구 인근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52)는 "9월 말부터 예약 전화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평일에도 단체 손님이 찾아올 정도로 분위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가을철 2~3주가 한 해 매출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인근에서 포장 전문 가게를 운영하는 박모 씨(45)도 "주말 아침부터 손질 주문이 밀려 직원들이 손을 쉴 틈이 없다"며 "택배 문의도 예년보다 늘었다"고 전했다.

수산물 유통업계는 제철 수산물 소비가 지역 상권 전반에 파급 효과를 낸다고 본다. 횟집뿐 아니라 숙박업소, 주차장, 지역 농산물 직판장까지 손님이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외식업 관계자는 "제철 수산물 하나로 인근 상권 전체가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 축제와 맞물릴 경우 체류 시간이 길어져 소비 효과가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포구 인근 숙박업소는 주말 예약이 평소보다 일찍 마감되는 경우가 잦고, 인근 주차장 운영업체도 성수기 임시 요금제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전국 각지의 가을 수산물 축제도 손님몰이에 한몫하고 있다. 전어 축제나 꽃게 축제가 열리는 지역에서는 주말 하루 방문객이 평소의 두세 배로 늘어난다는 게 현지 상인들의 공통된 체감이다. 축제장 인근 먹거리 장터에서는 전어 구이와 꽃게탕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코너가 마련돼 가족 단위 방문객의 발길을 끈다. 다만 축제 기간에는 교통 혼잡과 가격 상승에 대한 불만도 함께 나오는 만큼, 방문 전 미리 교통 상황과 주차 여건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횟집에서 즉석으로 먹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손질된 전어나 꽃게를 포장해 집에서 즐기는 손님도 늘었다. 수산시장 상인은 "손질만 해달라고 요청하는 손님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며 "포장 용기와 아이스박스를 챙겨 오는 경우도 흔하다"고 전했다. 외식뿐 아니라 가정 내 소비로도 제철 수산물 수요가 번지고 있는 셈이다. 온라인 수산물 직거래 플랫폼을 통한 주문도 늘어, 산지에서 당일 발송하는 신선 배송 상품을 찾는 소비자도 많아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가격은 어획량과 유통 상황에 따라 매주 달라지는 편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제철 수산물 구매 시 산지와 중량, 손질 비용 등을 사전에 확인하고 비교해보는 것이 합리적인 소비에 도움이 된다고 안내한다. 특히 꽃게는 암수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고, 손질 여부에 따라 추가 비용이 붙는 경우가 많아 주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수산시장 관계자는 "같은 크기라도 암게와 수게의 가격 차이가 두 배 가까이 나는 경우도 있다"며 "용도에 맞게 묻고 구매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건강 측면에서도 가을 수산물은 관심을 받는다. 전어와 꽃게 모두 불포화지방산과 단백질이 풍부한 식재료로 꼽힌다. 다만 꽃게는 콜레스테롤이 상대적으로 높은 식품으로 분류되는 만큼,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영양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영양사는 "꽃게는 나트륨 함량이 높은 조리법으로 즐기는 경우가 많아 간장게장보다는 찜이나 탕으로 먹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평소 지병이 있는 경우라면 과도한 섭취 전에 전문의나 영양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지역 상공인들은 가을 성수기가 끝난 뒤에도 꾸준한 손님 유치를 고민하고 있다. 일부 식당가는 전어와 꽃게 외에도 굴, 대하 등 가을철 다른 수산물을 함께 메뉴화해 체류형 미식 코스를 꾸리는 시도를 하고 있다. 지역 관광협의회 관계자는 "제철 수산물을 중심으로 한나절 코스를 짜는 손님이 늘고 있다"며 "숙박과 연계한 상품 문의도 늘었다"고 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어촌계와 협력해 직접 배를 타고 꽃게잡이 체험을 해보는 프로그램도 운영돼 가족 단위 관광객의 반응을 얻고 있다.

올가을 미식 나들이를 계획하는 이들이라면 방문하려는 지역의 수산물 위판 상황과 축제 일정을 미리 확인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각 지자체 홈페이지나 수협 누리집에서는 지역별 제철 수산물 출하 현황을 안내하고 있다. 주말 방문객이 몰리는 지역은 예약이 빠르게 마감되는 경우가 많아, 식당 예약과 교통편을 사전에 점검해두는 것이 수월하다. 포구 인근 상인들은 평일 방문이 상대적으로 여유롭고 가격도 안정적인 편이라고 귀띔한다.

신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