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명촌 김치'는 배추김치 등 일상김치 10종과 지역 특색을 살린 별미김치 2종 등 모두 12종이다. 이후 무역센터점과 판교점 등으로 판매처를 넓히고 상품도 순차적으로 늘린다. 공개된 가격은 1㎏ 기준 배추김치 3만원, 열무김치와 오이소박이 각 2만6000원, 순무김치 3만2000원, 갓김치 3만원이다. 일상김치 10종 가운데 3종의 가격만 먼저 공개됐다.

차별점은 김치 부재료까지 장인 상품으로 채웠다는 점이다. 신안의 박성춘 장인이 만든 천일염, 충남 아산 김정배 장인의 새우젓, 경북 경주 김명수 장인의 멸치액젓에 경북 의성 박희태 장인의 마늘, 경북 영양 방영길 장인의 고춧가루를 쓴다. 전분가공품 대신 기장 다시마 육수에 찹쌀가루를 풀어 쑨 찹쌀풀을 쓰는 점도 내세웠다. 모두 현대백화점이 2009년 론칭한 전통식품 브랜드 '명인명촌'을 17년간 운영하며 발굴한 식재료다. '명인명촌'은 현재 장류와 식초, 간장 등 200여종을 판매한다. 최근에는 '흑백요리사2'에서 사찰음식 명장 선재스님이 '명인명촌' 간장을 쓰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시장은 이미 커지고 있다. 조선호텔 김치는 지난해 5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의 약 7%에 해당하고, 올해 1~9월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약 22.5% 늘었다. 조선호텔은 올해 목표를 620억원으로 잡았고 2030년 김치 단일 품목으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호텔의 지난해 김치 매출은 전년 대비 42%, 워커힐은 63.8% 증가했다. 롯데호텔은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5% 늘었다.

배경에는 상품김치 소비 확대가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5(2024년 기준) 김치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산 김치시장에서 상품김치 판매액은 2022년 1조9410억원(27.6%)에서 2024년 2조1805억원(32.4%)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김치 총유통량은 181만9961톤에서 175만3779톤으로 줄었다. 현대백화점 역시 김장 문화가 줄고 포장김치 수요가 늘면서 원재료와 제조 과정을 따지는 소비자가 많아진 점을 출시 배경으로 꼽았다.

백화점은 호텔 김치의 오랜 판매 채널이었다. 조선호텔 김치는 2004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본격 판매를 시작했고, 지금도 백화점 식품관에서 팔린다. 이번에는 백화점이 판매 채널에 머물지 않고 자체 브랜드로 진입한다는 점이 다르다. 호텔 셰프의 레시피와 브랜드가 무기인 호텔 김치와 달리, 현대백화점은 '장인 식재료'를 앞세워 정면 승부하는 구도다.

가격대는 호텔 김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조선호텔 공식몰 기준 프리미엄 배추김치 1㎏은 2만9500원으로, '명인명촌' 배추김치와 500원 차이다. 호텔 김치와 같은 가격대에 진입하는 만큼 장인 식재료의 차이를 소비자에게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다. 현대백화점은 장기적으로 해외 프리미엄 미식 시장 진출도 노린다. 

장우석 식품사업부장(상무)은 "현대백화점 식품관의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전통을 지닌 장인 식재료와 정성스러운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차별화된 품질로 프리미엄 김치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