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심수진 기자] 호텔신라가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인천공항)를 상대로 1065억원 규모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위약금 1902억원이 과도했다는 주장으로 그 근거에는 임대료 감면에 관한 법정 조정안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9월 인천공항 철수를 결정한 이후 관련 절차에 따라 위약금을 납부했다. 다만 위약금 자체보다 산정 기준이 실제 영업환경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일부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위약금에 대한 일반적인 기준과 관행이 있는데 이번 건은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따라 일부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의 배경에는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산정 방식 변화가 있다. 인천공항은 2022년 면세점 사업권 입찰부터 기존 고정 임대료 방식 대신 여객 수에 사업자가 제시한 객당 임대료를 곱해 임대료를 산정하는 여객수 연동 방식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사업자는 인천공항이 제시한 최저 객당 임대료 이상을 써내는 경쟁입찰에 참여했다. 그 중 운영 능력 등을 고려해 각 사업권의 최종 사업자가 선정됐다. 

당시 모집공고에는 영업환경 변화나 매출 실적과 관계없이 계약상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제시한 DF1·DF2 구역 최저수용금액은 객당 5000원대였지만 신라면세점은 객당 8987원을 제시해 사업권을 확보했다.

당시 업계는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 정상화와 함께 면세점 소비도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용객 수는 회복세를 보인 반면 객당 구매액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영업환경 변화 등으로 소비가 둔화되면서 여객 수와 연동된 임대료 부담은 커졌지만 면세점에서의 매출은 기대만큼 회복되지 못했다.

이 같은 영향은 실적에도 반영됐다. 인천공항이 공개한 별도 기준 재무제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지난해 인천공항 임대료로 4347억원을 납부했다. 같은 기간 인천공항점 매출은 4292억원으로 임대료가 매출을 웃돌았다.

호텔신라는 임대료 부담이 커지자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다. 면세 시장 위축으로 입찰 당시 전제했던 사업 환경과 실제 영업 여건 간 괴리가 발생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다른 사업자와의 형평성과 계약 원칙 등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법원 조정 절차에 들어갔으며 호텔신라는 객당 임대료를 40% 인하해달라는 조정을 신청했다. 이에 인천지방법원은 객당 임대료를 기존 입찰가의 75% 수준으로 조정하는 내용의 강제조정안을 제시했다.

25%의 임대료 인하가 필요하다는 결정이 내려진 시기다. 다만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조정은 성립되지 않았으며 호텔신라는 결국 사업권을 반납하고 인천공항에서 철수했다.

이때에 인천공항공사는 "공사의 상업시설 임대차계약은 국가계약법 및 기획재정부 계약특례에 따른 공공계약으로 국민의 재산인 공항 상업시설을 안정적으로 운영·관리할 책무를 지닌다"며 "계약 상대방의 귀책으로 계약이 해지될 경우 발생하는 실제 손해를 담보하기 위해 손해배상액 예정 규정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공사는 손해배상 예정 규정이 국가계약법 제12조 제3항에 근거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조항은 계약 상대방이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보증금을 국고에 귀속하도록 하고 계약보증금 납부를 면제받은 경우에도 이에 상당하는 금액을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항공사는 임대보증금과 손해배상 예정액 역시 이러한 법령과 계약 조건에 따라 산정된 만큼 감액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인천공항이 제기한 소송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에 대한 반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소송을 제기한 단계로 재판 과정에서 별다른 변화가 있기 전까지는 추가로 달라진 내용은 없다”고 덧붙였다.

심수진 기자